
글을 쓰다 보면 문장이 자꾸 길어지고, 읽어도 좀처럼 머리에 남지 않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문장이 무거워지는 이유는 멋진 수식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쓸데없는 '군더더기'가 많기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죠.
한국어 문장을 답답하게 만드는 주범으로는 흔히 '적', '의', '것', '들' 네 가지가 꼽힙니다. 이 네 가지만 잘 다듬어도 글이 훨씬 명확해지고 깔끔해집니다. 오늘은 이 요소들을 어떻게 손질하면 전문적이고 읽기 쉬운 문장이 되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적(的)’ – 습관적으로 붙이는 접미사 빼기
![[김병동의 우리말 공감] 가급적, 감각적, 감동적…접미사 '~적'은 만병통치약?](https://blog.kakaocdn.net/dna/bR3knK/dJMcabQC9nM/AAAAAAAAAAAAAAAAAAAAAFCWqpA2JsZ9uH-hCnusjEj1SQNVEXIp3xTN0Tc0gulC/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828315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SYmX%2Fe%2BehviasR2OR4fXdFJq39I%3D)
‘~적’이라는 표현은 일본어투나 한자어 남용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아서, 문장이 두루뭉술해 보이곤 합니다. ‘적’을 과감히 빼거나, 좀 더 분명한 우리말 동사나 형용사로 바꿔주면 글이 훨씬 살아납니다.
● 수정 전: 사회적 현상에 대한 개인적 견해를 서술한다.
● 수정 후: 사회 현상에 대한 개인 견해를 서술한다.
(혹은 ‘개인적인 생각을 쓴다’라고 고쳐도 자연스럽습니다.)
♧ Point: 굳이 ‘사회적’이 아니라 ‘사회’, ‘경제적’ 대신 ‘경제’처럼 명사 그대로 써도 뜻이 분명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의’ – 소유격 조사 ‘의’ 남발 주의

일본어 ‘노(の)’에서 영향을 받은 ‘의’는, 너무 자주 쓰이면 문장을 딱딱하고 늘어지게 만듭니다. ‘의’를 지우거나 문장 구조를 조금만 바꿔보면 한결 매끄러워집니다.
● 수정 전: 나의 친구의 동생의 가방.
● 수정 후: 내 친구 동생이 든 가방.
● 수정 전: 문제의 해결의 열쇠는 소통이다.
● 수정 후: 문제를 해결할 열쇠는 소통이다.
♧ Point: ‘의’가 연달아 나오면 문장도 어색해집니다. ‘~하는’ ‘~인’ 같은 관형사형 어미를 쓰거나, 아예 ‘의’를 덜어내고 재구성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3. ‘것’ – 의존 명사 남용 줄이기

문장 끝에 ‘것이다’, ‘것 같다’가 줄줄이 붙으면 글이 흐릿해지고 힘이 빠집니다. 불필요하게 길기만 하고, 주장도 약해 보이죠.
● 수정 전: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 수정 후: 우리는 변해야 한다.
● 수정 전: 비가 올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다.
● 수정 후: 비가 올 것 같다.
♧ Point: ‘것’은 정말 필요한 경우에만 써야 문장이 힘을 얻습니다. 문장의 끝을 단정하게 동사나 형용사로 맺으면 신뢰도가 올라갑니다.
4. ‘들’ – 복수형 접미사 절제하기

영어처럼 ‘~들’을 아무 데나 붙이면 한국어 특유의 자연스러운 흐름이 깨집니다. 이미 앞에서 복수를 의미하는 말이 있다면 ‘들’은 과감히 빼주세요.
수정 전: 수많은 사과들이 나무에 열려 있다.
수정 후: 사과가 나무에 주렁주렁 열려 있다.
수정 전: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수정 후: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이미 ‘여러’가 복수를 나타냅니다.)
♧ Point: ‘많은’, ‘여러’, ‘다양한’ 같은 단어가 있으면 ‘들’은 빼는 게 더 자연스럽습니다. 글이 훨씬 간결해지고 생생해집니다.
문장 다듬기 실전 연습
다음 두 문장의 차이를 느껴보세요.
[교정 전] 효율적인 시간 관리의 중요성이라는 것은 우리들에게 매우 강조되는 부분인 것이다.
[교정 후] 효율적인 시간 관리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교정 전 문장은 37자이며 읽는 데 호흡이 끊기지만, 교정 후 문장은 21자로 핵심만 명확히 전달합니다.
글쓰기는 채우는 작업이 아니라 깎아내는 작업입니다.
포스팅을 마친 뒤, '적·의·것·들'이라는 필터로 자신의 글을 한 번 더 걸러보세요.
불필요한 지방이 빠진 근육질의 문장이 독자의 마음을 더 빠르게 파고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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