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건사고

대한민국의 미집행 사형수 (정운하, 허재필, 김근우, 라경옥)

피아 2025.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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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지난 1997년 12월 30일을 마지막으로 사형 집행이 20년 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요. 국제앰네스티에서는 10년 이상 사형 집행이 없으면 '실질적 사형 폐지 국가'로 분류하는데, 우리나라도 여기에 포함된답니다. 현재는 약 57명의 사형수가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이분들의 이야기는 단순히 범죄 기록을 넘어, 우리 사회의 사형제도에 대한 깊은 고민을 촉발합니다.

모든 미집행 사형수의 개별적인 이야기를 자세히 다루기는 어렵지만, 그들이 어떤 짓을 저질러서 사형수가 되었는지 간략하게나마 소개하며 그 배경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정운하 - 양평 휴양림 일가족 방화 살인사건>

양평 휴양림 일가족 방화 살인사건 정운하

 

정운하는 1999년경 서울 양재동의 한 테니스장에서 피해자 소 모 씨 부부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때 정 씨는 자신을 대학교수라고 사칭하며 접근했고, 소 씨에게 벤처 사업 투자 명목으로 약 18천만 원을 받아 가로챘습니다. 법원 판결문에서는 정 씨가 '핵폐기물 처리장 부지 매입 등과 관련해 약 2억 원을 편취한 사실'이 탄로 날 지경에 이르자 소 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명시되었습니다. , 금전적인 이득을 위한 사기극이 범죄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된 것이죠.

 

피해자 소 씨가 정 씨의 사기 행각을 뒤늦게 알아채고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면서 정 씨의 마음속에는 살인이 계획되었습니다.

정운하는 소 씨 가족을 양평 중미산 휴양림 인근의 통나무집으로 유인했습니다. 그곳에서 소 씨와 그의 아내를 먼저 살해했습니다.

 

더욱 비극적인 사실은, 소 씨 부부를 살해한 뒤 잠에서 깨어나 범인의 얼굴을 알아본 어린 자녀들까지 모두 살해했다는 점입니다. 당시 피해 가족의 자녀들은 아직 어린 나이였던 것으로 알려져 더욱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범행 후 정 씨는 휘발유를 뿌려 통나무집에 불을 지르는 잔인한 방법으로 사건을 단순 화재로 위장하려 했습니다. 그는 증거를 인멸하고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가족의 시신까지 태우려 한 것입니다.

 

양평 휴양림 일가족 방화 살인사건 정운하

 

사건 발생 50일 만에 경찰은 정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붙잡았고, 그는 결국 범행 일체를 자백했습니다. 처음에는 사기 혐의로 구속되었지만, 조사 과정에서 살인 혐의가 추가되었습니다.

재판부는 정 씨의 범행 동기에 동정의 여지가 없으며, 피해자 일가족 4명을 무참히 살해하고 방화로 시신을 훼손하려 하는 등 그 수법이 참혹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마지막 형벌인 사형이 정당화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대법원 형사2(주심 조무제 대법관)2003826, 정 씨에 대한 살인 및 현주건조물 방화 등의 혐의 상고심에서 원심과 같이 사형을 확정했습니다. 또한, 피해자 유족에게 18천만 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명령도 함께 확정되었습니다.

 

<허재필 - 용인 연쇄살인사건>

&lt;허재필 - 용인 연쇄살인사건&gt;

 

허재필은 공범 김경훈과 함께 2002, 경기도 용인 일대에서 47시간에 걸쳐 여성 5명을 연쇄적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이들은 '위장 택시'를 이용해 여성들을 유인한 뒤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특히, 살해한 피해자들을 택시 뒷자석에 싣고 다니면서 추가 범행을 저지르는 등 매우 끔찍하고 대담한 수법을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의 첫 번째 범행은 2002418, 김경훈이 평소 알고 지내던 32세의 미용사 이모를 납치하고 살해한 것이었습니다. 허재필과 김경훈은 피해자 이모를 살해한 것을 시작으로 약 이틀에 걸쳐 연쇄적으로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lt;김경훈 - 용인 연쇄살인사건&gt;
김경훈

 

경찰 조사 결과 사건 당일 주차장에 나타났던 괴청년들의 신원이 확인됐는데 검거 과정에서 도망친 용의자가 김경훈, 당일 검거된 사람은 허재필이었습니다. 경찰은 우선 피해 여성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동시에 달아난 김경훈의 행방을 추적하기 시작했죠. 도주 직후 평택시로 이동해 어머니와 동생에게 연락을 취했던 김경훈은 도피자금 600만 원을 갖고 동생과 함께 잠적한 상태였는데 탐문 끝에 김경훈이 포항에서 보증금 30만 원에 월세 13만 원짜리 방을 얻어 장기간의 은신을 준비 중이었음이 드러났습니다. 경찰의 포위망은 김경훈의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조여 왔습니다. 결국 그는 경찰이 월세 다락방에 들이닥친 51일 오후 415분께 소지하고 있던 흉기로 자신의 목을 찔렀고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과다출혈로 그날 오후 550분에 죽게되었습니다.

 

그러나 공범 김경훈의 자살이 이들의 살인 행각을 비밀로 묻어 둘 수는 없었습니다. 경찰 수사는 검거된 허재필을 상대로 철저히 이뤄졌습니다. 허재필은 조용한 성격으로 좀처럼 쉽게 입을 열지 않았지만 경찰이 수집한 증거물들과 차량에 실려 있던 여성들의 시체 앞에서 그는 오래 버티지 못했으며 결국 “5명의 여성을 살해했다고 자백했습니다.

 

법원은 허재필의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범행이 극도로 잔혹하다고 판단하여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2002년 당시 23세였던 그는 현재 미집행 사형수로 남아있으며, 47세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근우 - 부천 원미동 존속살해사건>

&lt;김근우 - 부천 원미동 존속살해사건&gt;

 

김근우는 꽤 준수한 외모를 가지고 있어서 대학 생활 초창기까지만 해도 훌륭한 연기자를 꿈꾸는 연기 유망주였습니다. 대학생 신분으로 여자친구와 유흥비 등에 신용카드를 무분별하게 사용해 7천만 원의 빚을 지고, 카드빚을 안 갚아준다는 이유로 부모와 심한 갈등을 겪다가 가출을 했습니다.

 

&lt;김근우 - 부천 원미동 존속살해사건&gt;

 

사건 당일 "부모라면 당연히 자식이 신용불량자가 되지 않게 역할을 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어머니와 말다툼을 하던 중 어머니의 목을 조르고 베개로 질식시켜 살해하고 옆방에 있던 할머니도 같은 방식으로 살해했습니다. 이어서 귀가한 형을 부엌칼로 15차례 찔러 중태에 빠뜨리고 거실에 방치한 뒤 아버지를 기다렸습니다.

 

(범행 후 김근우가 여친에게 보낸 이메일)
“식구들 작업했다가 실패했다, 엄마랑 할머니까지 성공했고 형도 거의 성공해서 아빠만 남았는데 아빠가 현관에서 도망갔다”

 

한시간쯤 뒤 귀가하던 아버지가 현관에서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머뭇거리자 아버지에게 집에 들어오지 않으면 형을 죽이겠다고 협박까지 했습니다. 범행 직후 PC방을 전전하며 여자친구에게 식구들 작업했다가 실패했다, 엄마랑 할머니까지 성공했고 형도 거의 성공해서 아빠만 남았는데 아빠가 현관에서 도망갔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태연히 보내고, 재판 과정에서도 반성하지 않으며 빚을 갚아주지 않은 부모를 원망했습니다.

 

&lt;김근우 - 부천 원미동 존속살해사건&gt;

 

재판 과정에서 김근우는 살아남은 아버지와 형에게 뻔뻔하게도 탄원서를 부탁했지만, 가족들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그의 범행과 이후의 태도는 법원에서도 중하게 받아들여졌습니다.

 

결국 김근우는 1심과 2심에서 모두 사형을 선고받았고, 20046월 대법원에서 원심이 확정되어 사형이 확정되었습니다.

 

<라경옥 - 하나님의성회승리재단(영생교)탈신도 살해사건 주범>

&lt;라경옥 - 하나님의성회승리재단(영생교)탈신도 살해사건 주범&gt; 교주 조희성

 

교주 조희성은 자신을 '살아 있는 미륵불'이자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칭하며, 신도들에게 '불사의 몸을 만들어 백궁(지상천국)으로 올라 영원불멸의 삶을 살게 해주겠다'고 세뇌했습니다. 그러나 조희성이 예언한 '백궁 상승'의 날짜가 수차례 지켜지지 않자, 신도들 사이에서는 의심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이 의심과 배신이 끔찍한 살인의 발단이 되었습니다.

 

&lt;라경옥 - 하나님의성회승리재단(영생교)탈신도 살해사건 주범&gt;

 

라경옥은 조희성의 핵심 심복 중 한 명으로, 이른바 '배신자 척결'에 적극적으로 가담했습니다. 교주 조희성은 자신을 의심하거나, 이탈을 시도하거나, 재산을 내놓지 않는 신도들을 '사탄', '마귀'로 규정하고 살해를 지시했습니다. 라경옥은 이러한 지시를 수행하며 수많은 신도들을 살해하고 암매장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lt;라경옥 - 하나님의성회승리재단(영생교)탈신도 살해사건 주범&gt;

 

● 피해자들: 라경옥 등의 손에 희생된 이들은 대부분 교주를 비판하거나 의심했던 전 신도들이었습니다. 특히 1990년경에는 조희성의 경호원 역할을 하며 많은 범죄에 가담했던 지모 씨(당시 35)마저도 조희성에게 돈을 요구하다 살해당했습니다. 영생교 고위직에 있던 박OO 전 신도, 신옥희 전 신도 등도 잔혹하게 살해당했습니다.

 

● 살해 수법: 희생자들은 주로 집단 폭행, 구타, 목 졸림(교살) 등의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당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망치, 흉기 등 도구가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신체적 폭력뿐 아니라 정신적 세뇌와 협박도 함께 이루어졌으며, 살해된 시신은 아무도 찾지 못하도록 얼굴을 알아볼 수 없게 훼손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 암매장: 살해된 시신들은 경기도 이천, 여주, 평택 등지의 외딴 야산에 깊이 파묻혔습니다. 때로는 시멘트와 돌 등으로 덮어 은폐하려 했습니다. 이러한 암매장은 수년에서 수십 년간 은밀히 이루어졌기 때문에,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lt;라경옥 - 하나님의성회승리재단(영생교)탈신도 살해사건 주범&gt;

 

수년 동안 쉬쉬하며 은폐되어 오던 영생교 내부의 비극적인 살인 행각은 전 신도들의 제보와 경찰의 끈질긴 수사 끝에 2004년경 전모가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수사팀은 야산 일대를 수색하여 수구에 흙이 덮이고 시멘트가 발라진 상태의 시신들을 발굴하며 범행의 실체를 확인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라경옥을 비롯한 여러 관련자들이 검거되었고, 조희성 교주 또한 이 살인 및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비록 조희성은 뇌졸중으로 인한 급사로 인해 관련 사건의 종결을 보지 못했지만, 라경옥 등 주요 가담자들은 법의 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라경옥은 살인 및 사체 암매장 등 혐의로 기소되어 법정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법원은 교주의 지시를 받았다 하더라도, 그 범행이 너무나도 잔혹하고 계획적이며,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점을 엄중히 판단하여 최고형을 선고한 것입니다. 대법원은 20049월 라경옥의 사형을 최종 확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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